정말 저승은 있을까? 과학적으로 입증은 불가능하지만 정신과적으로 볼 때 참조할 만한 몇가지 사례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이유는 요즘 정신과적 증세 중 이와 관련된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회자되기 때문이다. 혹여 자신이 죽음 이후의 세계 경험을 했다고 하면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정신과적 해석을 받아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소견이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모사에서 “저승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승이 있다면 거기서도 기어이 만나서 지금까지 하려다 못한 이야기를 나눕시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이는 물론 경험적 사례를 얘기한 것이 아니라 그랬으면 하는 희망의 피력이었다. 그렇다면 정말로 저승은 있을까? 현재로선 두 분이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지 검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한번 생각해 봄직한 사례가 있어서 소개해 본다. 서울의대 내과교수를 역임한 허인목 선생이 1967년 ‘약업신문’에 기고한 “저승에서 전해온 소식”이라는 글이 있다. 늑막염 치료를 받은 어느 부인이 형편이 어려워 치료비를 지불하지 못해 걱정하고 있다가 뇌일혈로 갑자기 사망했다. 딸이 다니던 절의 스님이 어느 날 꿈에서 어머니를 보았는데 어머니가 ‘옆구리가 아픈데 내 맏딸에게 말해 주세요. 그러면 내 딸이 알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딸은 이를 어머니 대신 치료비를 갖다 드리라는 뜻으로 이해해 치료비를 들고 병원을 방문했다. 스님은 치료비 문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저자는 “스님이 만들어 낸 말도 아니고 정말로 저승에서 소식이 온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글을 마치고 있다. “사람이 죽어도 영혼이라는 것이 남아서 천당에 가던지 지옥에 가던지 또는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에 가던지 어디인가 가는 곳이 있는 것이 아닐까?” 1969년 8월에 나온 ‘라이프(LIFE)’지(誌)에는 인류최초의 달 탐사 특집 기사와 함께, 로즈마리 브라운(Rosemary Brown)의 기사가 실려 있다. 영국의 학교 주방에서 일했으며 음악적 재능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여성에게 어느 날 100년 전에 죽은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가 나타나 자신이 영계에서 작곡한 작품을 전달했고, 이후 쇼팽, 슈베르트, 바하, 드뷔시, 베토벤 등 여러 작곡가로부터 400개가 넘는 작품을 구술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어 왔고, 많은 조사가 있었지만 음악가, 심리학자들은 그녀에게서 어떤 거짓된 모습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미국의 정신과의사 레이먼드 무디(Raymond Moody)가 임사체험(Near-Death Experience)에 대해 저술한 ‘Life after life’란 책이 있다. 죽음이 가까워지면, 평화스런 느낌이 들고, 비일상적인 소리가 들리고, 육체를 이탈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 영적인 존재를 만나게 되고, 자신이 살아온 전 생애를 빠르게 되돌아 보고, 새로운 세계에서 세상을 뜬 가족, 친지들을 만나게 되고, 격렬한 환희와 사랑을 느끼다가 다시금 현세로 돌아온다는 얘기다. 저승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일시적인 해리상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환각제나 마취제에 의해서 비슷한 경험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죽음을 앞두고 뇌에서 작동하는 특별한 반응기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정신과 영역에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프란시스 루(Francis Lu)등의 정신의학자들이 '종교적 혹은 영적 문제‘(Religious or Spiritual Problem)라는 새로운 진단범주를 제안하였고 받아들여져서 미국의 정신과진단분류체계인 DSM-IV에 “임상적 관심의 초점이 될 수 있는 기타 상태”의 하나로 수록돼 있다. 이 역시 자신이 경험했다면 감추지 말고 정신과 전문의와 상의해 볼 필요가 있다. - 출처 : 조선닷컴 | 작성일:2009년 10월 20일 11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