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정신분열병 환자들이 많다. 요즘 새삼 걱정스러운 것은 '분명히 정신분열병인데, 이를 모르거나, 알아도 무시해 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정신분열병은 과대망상증이나 과도한 착각증세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자살 등 충동적인 행태로 나타난다. 주변을 둘러보라. 몇 달전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았던 30대 여자 환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이 자기 때문이라며 흐느껴 울었다. ‘너는 죽어야 된다’는 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려 고통스러워했다. 전형적인 정신분열증세다. 시인이자 한때 의대생이었던 파멜라 스파이로 와그너(Pamela Spiro Wagner)도 이와 비슷한 경우였다. 그는 캐롤린 스파이로(Carolyn Spiro)라는 5분 늦게 태어난 여동생을 뒀다. 1952년생인 언니 파멜라는 정신병이 발병하기 전까지 동생보다 외향적이고 능력이 뛰어나서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의 사망 직후, 당시 초등학교 학생이었던 파멜라는 “그를 죽여라”는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한다. '자기 때문에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만 아무에게도 마음속의 고통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자매는 함께 브라운(Brown)대에 진학, 같은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파멜라의 증세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약국의 약사가 자신을 감시하고 전자파를 쏴서 괴롭힌다고 생각했고 수면제를 한꺼번에 먹고 자살시도를 하였다. 정신병적 증상이 악화되면서 그녀는 예일(Yale)대학병원 정신과에서 5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정신분열병 증세는 그의 성취도와는 별개여서 주변 사람들을 더 헷갈리게 만든다. 일 잘하고, 공부 잘하는 그들을 누가 정신병 환자라 손가락질 할 수 있겠는가. 파멜라 역시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코네티컷(Connecticut)의대에 진학한 수재였다. 이런 결과만 보면 그가 정신병 환자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게 만들지만, 그는 환자였다. 대학 졸업 후 그녀가 정신과병동에서 보낸 세월은 9년이었고, 입원횟수는 무려 70회를 넘었다. 담당 정신과의사는 파멜라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항정신병약물의 복합처방을 시도하면서 환자로 하여금 병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도록 애썼다. 마침내 그녀는 극적으로 호전됐다. 2005년 두 쌍둥이 자매는 자신의 삶의 역정을 ""분열된 마음(Divided Minds)""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가족과 주변을 돌아보라. 그가 우수한 직원이고 성실한 아빠이지만, 의외의 행동으로 가끔씩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 중 정신과적 치료를 요하는 이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새로운 항정신병 약물들이 개발되면서, 정신분열병 환자도 정신과치료를 통해서 희망찬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구 성동정신병원 정신과전문의, 의학박사 출처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 작성일:2010년 05월 13일 03시 | |